지난 2020년 코로나 감염이 의심되어 민간병원에서 급성폐렴 치료를 거부당한 정 모 군이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났다. 그의 아버지는 최근 한 달여간 공공병원 확충을 요구하며 청와대까지 약 380km의 도보 행진을 마쳤다.

2015년 메르스 사태로 인해 공공의료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된 바 있으나 사업성이 약하다는 이유로 설립이 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 가운데 의료 분야의 민간 비중이 높은 나라로는 단연 미국이 손꼽힌다. 하지만 미국도 공공의료 비중이 병상 수 기준으로 26%에 이르고, 의료기관 수 기준으로는 30%를 넘는다. 우리나라 공공병원의 비중은 전체 의료기관의 5%대로 OECD 평균의 1/10 수준이다. 게다가 경기도의 공공병원 비중은 2.6%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하면 최하위권이다.

그나마도 전국 70개의 진료권 중 27개는 공공병원이 전무한 실정이라 공공의료가 부족한 지역의 주민들은 응급, 분만 등 필수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등 건강 불평등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남양주시 지역은 약 72만 명의 많은 인구가 살고있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인구 천 명당 의료기관 종사자 수가 1.6명으로 도내 평균 2.4명에도 못 미치는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인구 15만 명을 기준으로 나눈 도내 12개‘중진료권’가운데 남양주권은 공공 종합병원이 아예 없는 4개 권역 중 하나이다.

고속도로 5~8km의 건설비용이면 공공병원 1개를 설립할 수 있다.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한 사회보장이라는 공공병원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결코 과도한 금액이 아니다. 공공병원의 설립은 해당 지역에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진료의 표준을 제시하는 모델 병원으로서의 역할 등 적극적으로 국민건강 증진과 의료비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6월에 실시한 국민의 코로나 경험․인식 결과를 보면 ‘의료서비스가 공적 자원이다’라는 인식이 코로나 이전 22.2%에서 67.4%로 대폭 증가되었다. 그만큼 국민과 지방자치단체들의 공공의료에 대한 욕구가 커졌음을 뜻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고도로 발전한 4차 산업 시대의 환경오염 등으로 감염병 유행의 예방적 차원과 의료복지 정착을 위하여 남양주시에 체계적이고 조속한 공공의료 시설이 구축되어야 한다.

나아가 초고령 사회에 공공의료 서비스를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 건강보험의 지속성 담보를 위해선 공공병원 설립을 위한 제도, 정책, 적극적인 시설 및 재원확보가 더이상 논의가 아닌 과감한 실행에 옮길 시점이다. 그래야만 국민 모두가 감염병으로부터 안심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국민 행복사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