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6월 6일 현충일입니다. 현충일이 어떤 날입니까? 선조들이 겨레를 위하여 후손들을 위하여 희생하신 삶을 기리는 날입니다. 나는 오늘도 여느 날처럼 6시 새벽기도회 인도로 하루를 시작하여 11시 예배를 드리고 현충일이어서 그런지 멀리서 가까이서 온 방문객들과 두레마을 카페에서 차를 나누며 사귐을 가졌습니다.

오늘 점심 식탁에는 산골에 사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호화로운 식탁을 나누었습니다.

뽕나무에서 딴 오디, 앵두 열매, 취나물, 머위나물, 민들레 잎 등으로 섞인 사라다를 먹을 때면 입 안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꿀 같은 맛을 누리며 식탁을 나누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산골 생활을 행복함으로 누립니다.

내가 10년 전 이 산골짜기에 들어오던 때는 몸이 몹시 허약하였습니다. 연이은 과로와 스트레스로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70 나이에 이곳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시절에 비하면 마치 장군이나 된 듯이 건강하고 싱싱합니다. 그리고 하루하루가 멋있고 행복합니다. 80 나이에 이르러 생각지 못하였던 즐거움이 있습니다.

부러운 것도 아쉬운 것도 그리고 탐나는 것도 없이 여유롭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어 좋습니다.

특히 나는 천국 희망을 품고 사는 크리스천이기에 이렇게 살다가 천국으로 입성하는 것이란 생각을 하노라면 마음에 흐뭇함이 솟아오릅니다. 일찍이 함석헌 옹이 쓰기를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라는 글을 썼습니다만 지금 내 마음이 꼭 그러합니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