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사에 가장 끔찍하였던 2가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임진왜란과 6.25 전쟁입니다. 임진왜란 당시에 영의정을 지내신 류성룡은 전란이 끝난 후 회고록을 집필하면서 징비록이라 제목을 붙였습니다. 끔찍하였던 7년 전쟁을 돌이켜 반성하면서 후대에 교훈을 남긴다는 뜻으로 그 글을 썼습니다. 징비록에서 류성룡 대감은 질 수밖에 없는 전투에서 승리를 거둘 적마다 하늘의 도우심이었다는 표현을 하였습니다.

이 표현은 6.25 전쟁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6.25 전쟁은 시작에서부터 질 수밖에 없는 전쟁이었습니다. 한반도 전체가 공산화될 수밖에 없는 처지였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수차례의 기적을 겪으면서 공산화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기적들중에 5가지 기적을 대표로 손꼽습니다.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결과는 더 큰 비극을 막아 주는 기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 사례 중의 하나가 1948년에 일어난 여수 14연대 반란 사건이 있습니다. 그해 4월 제주도에서 4.3 사건이 일어나자 여수에 주둔 중인 14 연대로 하여금 진압군으로 제주도로 가라는 명령이 내렸습니다. 제주도로 출동하는 날 연병장에 집합하였을 때 연대 안에 잠복해 있던 공산당 프락치들의 주도로 반란이 일어나 우익 장교들을 사살하고 반란군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14연대 사건으로 일하여 피차간에 엄청난 희생이 따랐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 자극받은 이승만 정부에서 한국군 내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좌익 공산분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군 작업이 일어났습니다. 이로 인하여 일만 오천에 가까운 군대 내 좌익분자들이 정리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숙군이 일어나지 못하였더라면 6.25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여수 14연대 반란 사건은 전화위복이 되었습니다.

이런 기적 같은 사례들이 6.25 전쟁에서 공산화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