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의 재산인 ‘공유재산’과 시민의 혈세인 ‘지방보조금’이 사용된 민간사업이 관계 법령을 위반한 채 졸속으로 지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김한슬 의원은 구리시의 (사)고구리에프엠 지원과 관련, “민간단체의 출범부터 시장과의 업무협약까지 단 5일, 업무협약부터 방통위 사업까지 단 3일 걸렸다. 열흘도 되지 않는 짧은 시기에 단체설립, 시장과의 업무협약, 시 소유의 공유재산 사용 허가, 프로그램 제작비 지원 약속, 방통위 라디오 사업 신청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심지어 이 단체에는 올해 약 2억 3천만 원의 보조금까지 지원되었다. 이는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이례적인 행정이다.”라며 질의를 시작했다.

김 의원은 “구리시에 라디오방송국이 필요한지 불필요한지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시의 재산과 시민의 혈세가 민간단체의 사업 지원에 최소한의 타당성 조사도 없이 지원되었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목적과 명분을 가졌다고 해도, 시민의 재산과 세금이 투입되는 경우라면 면밀한 사전 검토를 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어떻게 사업계획서 검증이나 사용 승낙한 공유재산에 대한 실사도 없이 지원계획부터 세웠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상식과 절차를 벗어난 행정 난맥을 지적했다.

김 의원의 질의에 따르면 구리시는 지난 2021년 4월 27일 '예비(사)GO구리FM'이 방송통신위원회의 공동체라디오 방송국 사업신청 및 단체 출범을 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이날 작성된 “공동체 라디오 '예비(사)GO구리FM' 지원 계획”이라는 문서가 이 사업의 최초 문서였다. 소관 부서의 답변에 따르면 업무협약과 관련해 사업계획서 확인이나 지원 타당성 검토 등 기본적인 사항도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업무협약 당일 시는 ‘예비(사)GO구리FM’이 구리시가 소유한 구리 전통시장 공영주차장 옥상에 라디오 송출을 위한 송신탑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합의서를 작성하였고, 이 단체는 합의를 근거로 방송통신위원회 공동체 라디오방송국 사업에 신청하고 승인받았다. 확인 결과 (사)고구리에프엠이 방통위에 제출한 사업신청서에는 당시 시가 허가하지도 않은 전통시장 공영주차장 1층 공간에 방송국 스튜디오를 설치하는 계획도 담겨 있었다. 그러나 구리시는 방통위 사업승인 약 2개월 후인 9월 24일에서야 해당 공간에 대해 현장 실사를 했고, 9월 30일 ‘시설(건물)사용 승낙서’라는 문서를 통해 이 단체에게 구리 전통시장 공영주차장 1층 일부와 옥상 일부에 대한 사용 허가를 하였다.

김 의원은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공유재산 사용 허가 과정에 중대한 위법행위가 발생했다는 점이다.”라며 감사를 이어갔다.

공유재산이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과 관계 법령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되는 지자체 소유의 재산을 말한다. 공유재산의 사용 허가는 시장의 권한이나, 그 방법과 절차가 매우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다. 심지어 구리시가 시청 로비에 구리 공예품을 전시하고 있는 약 6평 남짓한 공간조차도 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사용 허가를 받아 관리되고 있다.

김 의원은 “구리시는 ‘라디오방송 송신시설 설치 사용 합의서’와 ‘시설(건물)사용 승낙서’를 이용해 (사)고구리에프엠이 방통위 공동체라디오 사업승인, 사단법인 설립, 보조금 신청 등에 필요한 필수 요건을 갖출 수 있도록 전폭 지원했다. 하지만 이는 관계 법령 어디에도 근거가 없는 위법 행정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애초에 전통시장 상인회가 구리시로부터 사용수익허가를 받은 공간에는, 상인회는 물론이고 허가권자인 구리시장 또한 다른 단체에 다시 사용 허가를 줄 수 없다. 만약 적법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해당 공간에 대한 상인회의 사용 허가를 먼저 취소하고, 이후 (사)고구리에프엠에 공유재산 사용수익허가를 했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심지어 구리시는 (사)고구리에프엠이 해당 공간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시설(건물)사용 승낙서’를 작성하였는데, 공유재산 무상 사용 허가 공유재산심의회의 의결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해당 심의회는 열린 기록이 없다. 심의회 없이 무상사용이 가능한 경우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사용하거나 개별법으로 규정되야 한다. 하지만 고구리에프엠 사용에 대한 규정은 어떤 법에도 없다”고 질책했다.

김 의원은 마지막으로 “깜깜이 행정. 임의적 행정. 졸속 행정. 위법 행정은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중대한 법령 위반이 발생한 경위에 대해 철저하게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수립할 것을 민선 8기 백경현 시장님께 강력히 촉구한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