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안창호와 함께 신민회를 비밀결사로 창설한 동지들은 산업입국(産業立國)의 뜻을 세우고 도자기 회사를 위시한 기업을 일으키는 일에 열성을 다하였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이었던 평양의 도자기 회사였습니다. 평양 도자기 회사는 이승훈이 사장이 되어 도자기 생산을 시작하였습니다.

평양은 고려자기(高麗瓷器)의 발상지입니다. 고려시대 사람들은 평양 부근에 매장되어 있던 석탄을 이용하여 고열을 발하기에 성공하였기에 고려자기가 생산케 되었던 것입니다.

당시에 한국은 일본 상품들이 홍수처럼 밀려와 경제가 파탄에 이르게 되었던 때였습니다. 도산을 중심으로 하는 신민회 동지들은 경제 파탄을 막으려면 스스로 만들어 자급하는 길 밖에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공업을 일으키는 것이 경제 자립의 생명선이라 보았습니다. 그는 동지들에게 설득하기를 조국을 살리는 것이 정치만이 아니라 경제력이 있어야 함을 역설하였습니다.

그는 대중에게 연설할 때마다 산업 진흥이 곧 애국이요, 구국이란 것을 강조하면서 일본의 경제적 침략이야말로 군사적 침략보다도 더욱 무서운 것임을 일러주곤 하였습니다. 그는 부자들이 민족의식을 가지고 산업입국에 참여함을 크게 강조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국민들이 골고루 자금을 모아 큰 자본을 만들어 상공업을 일으킨다는 의식이 없던 시절입니다. 아마 평양 도자기 회사는 최초의 주식회사였을 것입니다.

도산 안창호는 〈본보기〉를 중요시하였습니다. 처음에 본보기가 성공하여 이익을 남기면 국민들이 다르게 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래서 평양 도자기 회사가 좋은 제품을 만들어 이익을 남겨야 한다, 그래야 많은 기업들이 생길 수 있다 하였습니다. 안창호와 신민회를 생각하면서 두레운동을 생각합니다. 두레운동은 54년 전 시작하던 때로부터 〈땅과 사람을 살리는 공동체 운동〉을 지향하면서 〈생활과 신앙과 산업의 삼위일체〉를 말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과 주장에 비하여 세밀한 살핌이 따르는 실천이 약하였습니다. 이제나마 그간에 소홀히 하였던 부분을 반성, 회개하여 새 출발할 수 있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