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문인협회(지부장 이용호)가 주관한 제2회 조지훈 문학제가 열린 지난 20일 마석역 광장은 조지훈 시인의 날 이었다.

 지방 도시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아주 특별한 행사인 “제2회 조지훈 문학제”는 고유제를 시작으로 조지훈시인 대표 시민낭송경연대회, 시비제막식과 창작무용과 창작국악 발표회, 남양주문학활성화를 토크콘서트 등 그야말로 온종일 조지훈 시인의 시풍(詩風)과 시인을 기리는 하루였다.

 특히 마석역 광장에 조지훈 시인의 시비를 세움으로 태오나고 청소년기를 보낸 생거의 영양주실마을, 후학을 기르던 우거의 고려대, 만년유택이 있는 사거의 남양주시 마석에 까지 조지훈 선생의 숨결이 깃들인 모든 곳에 시비가 세워지는 진기록을 남겼다.

 이날 문학제에는 시인의 장남 조광렬, 삼남 조태열과 선생의 제자들로 구성한 고려대 국문학과동문회, 구리문인협회는 물론 인근각처에서 달려온 조지훈 시인의 마니아들, 서울 금천문인협회에서는 시비 제막식을 보기위해 문학기행으로 삼아 함께 하기도 했다.

 남양주예총 김지원 회장, 남양주연예인협회 임용석 회장, 구리연극협회 이인숙 회장, 구리문인협회 한명희 전회장, 희야아트센터 박춘기 관장 등 문화예술 관계자와 남양주YMCA 민경조 이사장, 남양주시의회 이철우ㆍ이광호ㆍ신민철의원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시인의 장남 조광열 선생은 "내년이면 선친께서 작고하신 45주기이다. 오랜시간 선친을 기억하고 이런 뜻깊은 행사를 준비해 주신 남양주문인과 시민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오늘로 선친께서는 영원한 마석의 주민으로 남을 것이다. 선친의 사고를 담은 민족문화와 정서, 선비정신의 지킴이로써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해 나가는 문학제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는 마석역 뒤편 시인의 만년유택인 묘역에서 제2회 조지훈 문학제와 마석역 광장에 시비를 세움을 알리는 고유제(告由祭)를 오전 9시30분에 열렸다.

 집례와 축사(독축)는 한철수 시인(전 구리문인협회 지부장), 초헌관은 이용호 지부장, 아헌관은 이철우 남양주의회부의장, 종헌관은 신민철 남양주의원이 소임을 맡았으며, 유족과 시인, 시민들이 참배를 했다.

 둘째마당은 조지훈시낭송경연대회로 초등생부터 70대 노인은 물론 시인의 제자인 이은집 소설가는 선생과의 인연을 전달했고, ‘봉황수’를 조지훈 선생의 버전으로 낭송을 해 자리를 지킨 관객에 숙연함을 주기도 했으며, 15명이 참가했다.

 낭송회 심사는 김건중 소설가(계간 한국작가 발행인), 이예지(경기도문인협회 부회장), 한정희(제1회 한국낭송문학상 수상자) 등이 맡았으며, 참가자 전원에게 기념품을 전달했다.

 셋째마당은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조지훈시인의 시비제막식과 창작공연이 이어졌다.
석비(石碑)의 비문은 조지훈 시인의 제자인 최동호 고려대 교수가 지었으며, 전항섭 조각가가 비의 모습과 글씨를 새겼다. 이 석비는 경기도와 남양주시의 지원금과 남양주문인협회 회원들의 성금으로 건립하게 되었으며, 시비에는 조지훈 시인의 “풀잎단장”을 대표시로 담았다. 제막식 후 창작무용과 창작국악이 뒤를 이었다.

 창작무용은 ‘춤판 야무’의 금배섭, 김미연 현대무용가가 승무를 현대적 감각으로 푼 춤극과 남양양주무용협회 회원의 전통 승무를 공연되어 현대와 전통이 교차되었다. 창작국악은 청소년 소리꾼 정샘이 조지훈선생의 ‘낙화’를 대금과 함께 들려주었다.

 넷째마당은 남양주문학발전을 위한 토크콘서트가 이어졌다. 토크콘서트란 어떠한 주제를 놓고 딱딱한 토론회나 심포지엄이 아닌 이야기를 풀어가는 스토리 텔링 형식의 이야기마당으로 이야기꾼들이 자연스럽고 신명나게 주어진 주제의 이야기보따리를 풀되 콘서트형식으로 꾸며나갔다.

 사회는 이용호 지부장이, 이야기꾼으로는 박영한의 연작소설 ‘왕룽일가’의 실제모델인 이훈주(와부조안뉴스 발행인)과 30년간 남양주와 구리시 문학과 예술을 지켜본 한철수(시인. 전 구리문협지부장), 권택연(마석역장)이 남양주문학의 발전과 모델을 제시했다.

 이날 마석역광장에는 조지훈 문학제와 더불어 남양주연예협회의 “품바야 마석역가자”라는 주제로 품바 남팔도, 동동구루모, 하머니카연주자 하모니, 남칠도와 삼순이 등 출연하여 마석우시장의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남양주문인협회에서는 “기차타고 남양주문학기행”을 기획하고 있다. 사릉역의 춘원 이광수 집필터를 ‘변절의 천재를 대하는 아쉬움’, 마석역의 조지훈 시인의 만년유택을 ‘지조의 시인과 마석장터’ , 도심역의 왕릉일가 모델마을을 ‘오란도 살고 큰아들도 살고’ 등을 테마로 삼아 문학기행을 주도한다는 야심찬 내용도 내놓았다.

 이 행사를 이끈 이용호지부장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다. 조지훈 시인의 묘역 주변 정리와 마석을 조지훈 시인의 성역화에는 일천하다. 단기와 중장기 계획을 갖고 하나씩 하나씩 쌓아 나갈 것.”이라고 소회와 미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