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태어 날 때는 누구나 양심이라는 것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나 세상을 살다가 보면 각자 개인에 따라 양심을 승화시켜 사회나 국가에 이바지도 하고 덕을 쌓아 세인들로부터 존경을 받기도 하고 성직자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올바른 양심과 선행을 설교로 전파도 한다. 봉사활동으로 소외된 사람들과 정을 나누기도 하고 힘없고 가난한 약자들을 위해 사재를 털어 사회 기부로 때로는 주위사람들을 감동시키기도 한다.

양심은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순결하고 고귀한 선물이다. 그러나 그 양심을 누구나 순결하게 간직 한 것은 아니다. 아예 양심 자체를 꾸겨 내 동댕이 쳐버린 비 양심덕인 사람들도 있다.

우리 국민들은 80년대 12.12와 5.18을 잊지 못 할 것이다. 지금은 세월이 많이 지나 사람들 뇌리에서 서서히 잊어져 가고 있을 무렵 요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미납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997년 대법원에 의해 뇌물수수죄로 추징금 2205억 원을 추징당했지만 일부만 상환하고 1672억 원과 지방세 4,000만원도 내지 않고 버티고 있다.

1980년대 그들은 권력의 야욕에 눈이 멀어 무고한 동족을 살상하고도 죄의식 없이 떵떵거리며 인생을 즐기며 살고 있다. 이들의 양심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누구나 인생을 오래 살아온 사람들은 혹시 내가 살아온 발자취에 흠결은 없는지 뒤돌아보게 된다. 가족과 골프를 치며 즐길 시간에 혹시 자신으로 인해 억울하거나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은 없는지 깊이 고민하는 것이 양심을 가진 사람의 최소한 예의일 것이다.

강자들은 법을 무시하고 약자들에게만 원칙을 말하면서 사회 정의를 말하고 법 정의를 말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이없다. 인간의 생명과 존엄은 법이나 제도보다 우선해야 한다. 어떤 명분이나 논리도 인간 존엄을 짓밟거나 탄압을 해서는 안 된다.

독일은 패전 후 헌법 제1조에 인간 존엄성을 침해 할 수 없다고 되어 있고 인간 존엄을 보호하는 것은 모든 국가 기구의 의무라고 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헌법 1.2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되어 있다. 그만큼 인간존엄과 인권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임산부, 노인, 일부 어린학생까지 무차별 죽이고 권좌에 올랐다. 권좌에 오른 뒤에도 정권을 비판하거나 고분고분하지 않으면 잡아다가 혼 줄을 냈다.

아마도 내 기억으로는 정의사회구현이란 말을 전두환 전 대통령시절 가장 많이 들어 본 것 같다. 그 시절 관공서는 물론 모든 국영, 민간 할 것 없이 정의사회 구현이란 물결로 넘쳐 났다.

그도 이제 인생 황혼기에 접어들어 8순이 넘었으니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버려진 양심을 회복해 수많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그리고 역사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남은여생을 법을 지키며 참된 인간의 모습으로 착하게 살면서 생을 마감하기 바란다. 그것만이 가해자가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